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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바람에 바람이 분다, 소리 없이 허공을 헤집는 겨울 바람이. 홀로 걷는 이 길에 나뭇잎 한 장 발길에 채인다. 메마른 가지 움켜잡던 힘 풀고, 바람을 따라 멀리도 떠나왔구나. 속박된 길 위에서 한없는 시새움, 한 무더기 흩뿌린다. 부는 바람에 이 몸 싣고 정처없이 떠돌고 싶은 바람에, 37.5℃ vol.2 여행 더보기
대학내일 598호 Photo Story - '증명'하는 사진 한 장의 사진이 있다. 입가에 반쯤 미소를 머금고 조금은 어색한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사진. 3×4㎝의 이 사진을 우리는 증명사진이라 부르며 이력서, 각종 신분증에 사용한다. 그런데 세상엔 수많은 종류의 사진이 있고, 모든 사진이 카메라 앞에서 일어났던 장면을 ‘증명’한다. 구태여 반명함판의 이 조그만 사진에만 증명이란 화려한 수식어를 붙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사진은 증명사진이다. 카메라 앞에 존재했던 인물과 공간, 흐르던 시간과 빛 등은 사진으로 남아 그 현장을 증명한다. 포토샵을 통한 보정이 있어도 카메라 앞에서 일어났던 오리지널 사건의 존재는 변함이 없다. 이미지를 완전히 새로 그려내거나 오려 붙인 합성이 아닌 이상 말이다. 해당 사진에 보이는 그 일이 있었다는 사.. 더보기
Play Gathering Party 놀이기획 팀 Play Shuttle의 두 번째 파티 'Play Gathering Party' 포스터 2012/02/10 금요일 늦은 6시 @ escolaalegria 더보기
다림질 다림판을 꺼낸다. 스쳐간 시간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놓쳐 나 여기, 서 있나. 셔츠를 말끔히 다려내어 주름 사이사이 박힌 되잡지 못할 시간들을 펼쳐본다. 사랑했던 순간, 눈물겹던 찰나, 값진 기억의 편린들. 추억한다, 탄 내음 사이사이 얽힌 달콤함을 음미한다. 너무 빨리 스쳐 온 우리네 시간은 그리 씁쓸하지만은 않았으니. 그리고 기억한다, 분주한 시간을 꼼꼼히 붙잡아 한 올 한 올, 정성들여 기워낸다. 얼기설기 성글던 우리네 삶도 천천히 어루만져내면 하루하루 바쁘던 시간도 서로 맞춰져 마침내 행복한 미소, 그려낼테니. 주름 펴진 셔츠 위엔 새로운 다짐, 한 움큼 뿌린다. 너무 빠른 걸음에 또다시 수많은 시간을 주름잡히진 않도록 하이얀 김 사이, 살며시 다리미를 내려놓는다. 천천히 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