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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이화여대 학관

 

 

4월 17일은 천재 시인 이상이 박제로 남아버린 날이오. 그의 수많은 글들은 이제 현대의 과제로 남아 많은 수식만을 남겼소. 박제는 텅 빈 눈으로 남은 세계를 바라보지만 하릴없이 사는 우리네는 아직도 그의 높은 뜻을 제대로 모르오. 여기 그가 남겼다는 설이 담긴 하나의 건축이 있소. 일찍이 건축계에 몸 담았던 그이기에 이 낡은 설에 무한한 상상을 덧붙이기에 알맞소. 루-머에 힘을 실어줄 글까지 있으니 금상첨화라 생각하오. 천재의 유물을 찬찬히 뜯어보다보면 어느새 그의 모습이 보이는 듯까지 하오. 그에 대한 도해를 지금부터 펼쳐보이겠소. 다만 모든 것은 결국 개인적인 견해라 희미한 천재의 실루엣만큼이나 신빙성은 떨어질 수 있음을 명심하시오.

 

 

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            

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            

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이난원            

비누가통과하는혈관의비눗내를투시하는사람            

지구를모형으로만들어진지구의를모형으로만들어진지구            

거세된양말(그여인의이름은워어즈였다)           

빈혈면포,당신의얼굴빛깔도참새다리같습네다            

평행사변형대각선방향을추진하는막대한중량            

마르세이유의봄을해람한코티의향수의맞이한동양의가을            

쾌청의공중에붕유하는Z백호.회충양약이라고씌어져있다            

옥상정원.원후를흉내내이고있는마드모아젤            

만곡된직선을직선으로질주하는낙체공식            

시계문자반에 XII에내리워진일개의침수된황혼            

도어-의내부의도어-의내부의조롱의내부의카나리아의내부의감살문호의내부의인사            

식당의문깐에방금도달한자웅과같은붕우가헤어진다            

파랑잉크가엎질러진각설탕이삼륜차에적하된다            

명함을짓밟는군용장화.가구를질구하는조화분연            

위에서내려오고밑에서올라가고위에서내려오고밑에서올라간사람은            

밑에서올라가지아니한위에서내려오지아니한밑에서올라가지아니한위에서내려오지아니한사람            

저여자의하반은저남자의상반에흡사하다(나는애련한후에애련하는나)           

사각이난케이스가걷기시작이다(소름이끼치는일이다)           

라지에터의근방에서승천하는굳바이            

바깥은우중.발광어류의군집이동            

 



대학내일 604호 Photo Story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