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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면



 

타살입니다.

사인은 예기에 의한 요부 절단.
헌데, 살아있었어요.
그것도 하루가 넘도록.
허리를 잘리고도 고통을 감내하며 가는 숨을 내쉬었다고요.
남은 절반의 몸으로 한 숨, 두 숨 쉴때마다의 고통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어요.
정말 끔찍하죠, 잔인하죠.

사람들은,
꺾인 꽃은 오래지 않아 그 향과 색을 잃어갈 것을 
끊임없이 답습해왔으면서 
왜 이 잔인한 행태를 멈추지 않는 걸까요.
왜 이렇게 잔인한 방법으로 사랑을 고백하고,
우리 숨을 담보로 사랑을 얻으려 하는 걸까요. 
  
사랑도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영원은 어느 마당 한 켠의 화단 위에도,
저 높다란 산등성이에도 없단 걸 뻔히 알면서도,
오래지 않아 처음의 떨림과 저릿한 가슴이 소멸할 것을 
수없이 겪어왔음에도,
결국 멈추지 못하니까요.
사람들이 우리에게 그러듯,
사랑 역시,
그들에게 그러하니까요.